학원 없이 AI로 영어 끝내는 4가지 비밀

프롤로그: 100년의 한(恨)이 풀리던 순간

30년간 영어 강사로 일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Aloha,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만 반복하는 제 모습이 참 지겹더군요. 그래서 15년 전, 늘 해보고 싶었던 영상 제작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지금까지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고요. 영어 선생의 삶은 그렇게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딱 3년 전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오는 길,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 시간이 남아서요. ‘챗GPT’라는 걸 다운받아 봤습니다. 교육자의 본능이랄까요,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며 2시간쯤 지났을 때입니다. 제가 경험한 건 단순한 ‘놀라움’이 아니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그 순간 직감했습니다. 기존의 학교, 학원, 공부 시스템은 이걸로 모두 끝났다고요.

그런데 제 눈앞의 AI는 달랐습니다. ‘이거라면… 개인에게 맞출 수 있겠다.’ 100년의 한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변화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등장만큼이나 거대하며, 다시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것을요. 우리가 인터넷 이전 시대로 다시는 못 돌아가잖아요. 스마트폰 이전으로도 다시는 못 돌아가잖아요. AI 이전으로도 다시는 못 돌아가겠구나.

그 확신이 생기자마자 행동했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NVIDIA 주식을 샀습니다. (물론 100만 원어치만 사서 3배 올랐을 때 판 건 지금도 아쉽지만요.) 그만큼 이 기술이 세상을 완전히 바꿀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제 학원 없이, AI만으로 영어를 끝낼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알려드릴 4가지 비밀에 앞서,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단 하나의 진실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절대적인 사실을 기억하고, 첫 번째 비밀을 만나보시죠.

1. AI는 당신의 ‘간’을 봅니다: 질문의 수준이 결과의 수준을 결정한다

AI를 제대로 부리는 첫 번째 비밀. 그 본성을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AI의 가장 중요한 본성은 뭘까요? 바로, 당신의 ‘간을 본다’는 겁니다.

AI에게 질문할 때요. 쉬운 말과 유식한 전문 용어 중 어느 쪽에 더 반응을 잘할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유식한 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경제적 논리’ 때문입니다.

AI 회사를 운영하는 샘 알트만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태국 여행 어디가 좋아?”처럼 간단히 묻는 사람에게 10페이지짜리 심층 분석 보고서를 주는 건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 낭비입니다. 그 사용자는 “푸껫, 방콕 가세요”라는 짧은 답변에도 만족할 테니까요.

하지만요. 누군가 “20대 한국 여성의 인스타 감성에 부합하는 방콕 여행지의 특성을 10페이지로 분석하라”고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질문한다면? AI는 이 질문에 대충 답할 수 없습니다. 이 사용자는 결과물의 수준을 평가할 능력이 있는 ‘전문가’니까요. 여기서 얕은 답변을 내놓는 건 곧 ‘이 AI는 수준이 낮다’고 자인하는 셈이며, 이는 곧바로 회사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어떻게 하면 살이 빠지니?’라고 물으면 AI는 “덜 먹고 운동하세요” 같은 뻔한 답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45세 여성의 다이어트 목표를 SMART(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levant, Time-bound) 형식으로 제안해줘’라고 경영학 전문 용어를 써서 질문하면? AI는 즉시 자세를 고쳐 앉고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짜줍니다.

질문의 수준이 결과물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 이게 AI를 제대로 부리는 첫 번째 비밀입니다.

그렇다면 영어 교육이라는 전문 분야에서 AI의 자세를 고쳐 앉게 만드는 가장 강력하고 ‘유식한’ 언어는 뭘까요? 바로 어학계의 ‘미터법’이라 불리는 CEFR입니다.

2. 영어 공부의 ‘미터법’, CEFR을 아시나요?

자녀의 영어 수준을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답합니다. “초급이에요”, “중학교 수준은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기준은 나라마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당연히 AI는 이 말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국제 표준이 있습니다. 바로 CEFR(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for Languages, 유럽언어공통참조기준)입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합니다. 어학계의 ‘미터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참 가야 돼’가 아니라 ‘650미터 남았어’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CEFR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객관적인 언어 능력의 척도입니다. AI와 소통할 때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기준이죠.

CEFR 6단계 이해하기

• A1: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 (자다, 먹다, 놀다, 맛있다)
• A2: 동네 수준 (학교 가다, 편의점 가다, 돈 내다)
• B1: 추상적인 세계의 시작 (중학교 수준, 관계대명사, 사회 현상)
• B2: 수능 수준 (고등학교 영어, 교양 있는 대화)
• C1: 대학생 수준 (영어로 된 전공 교과서를 이해하는 수준)
• C2: 교양 있는 원어민 박사 수준 (문학적, 철학적 표현 구사)

먼저, 정확한 수준 진단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우리 아이(또는 본인)의 정확한 레벨을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물어보세요.

AI가 각 레벨에 맞는 문제를 출제해줍니다. 풀어보면 대략적인 수준을 알 수 있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영어는 영역마다 수준이 다를 수 있거든요.

이렇게 하면 어휘 B1, 문법 A2, 독해 B2 이런 식으로 영역별 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어요. 이 기준을 가지고 영어 공부를 시작해야 합니다. 어디가 약한지 알아야 거기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CEFR의 위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CEFR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AI에게 똑같은 고양이 이야기를 A1부터 C2 수준까지 바꿔달라고 해봤습니다.

• A1: Cat sleeps. (고양이 자요.)
• A2: A little cat is sleeping peacefully in the sun. (작은 고양이가 햇볕 아래서 평화롭게 자고 있어요.)
• B1: In the warm sunlight, a kitten was lost in a deep sleep, dreaming of chasing butterflies. (따스한 햇살 속에서, 아기 고양이는 나비를 쫓는 꿈을 꾸며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 B2: Unconscious of the world around it, the kitten slumbered peacefully, its gentle breathing the only sound in the tranquil afternoon. (주변 세상을 의식하지 못한 채, 아기 고양이는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고, 고요한 오후 속에서 들리는 것은 부드러운 숨소리뿐이었습니다.)
• C1 & C2: 문장은 더욱 복잡하고 문학적으로 변하며, “아침의 고요함 속, 방해받지 않는 잠에 온전히 빠져든 채 작은 생명체는 쉬고 있었다”와 같은 표현까지 나옵니다.

보셨습니까? 단순한 사실(고양이가 잔다)이 CEFR이라는 ‘마법의 언어’를 통해 어떻게 복잡한 감성과 문학적 뉘앙스를 담은 문장으로 진화하는지를요.

실전: 우리 아이만의 동화책 만들기

이제 이 원리를 실제로 활용해 보겠습니다. 우리 아이가 영어를 막 시작하는 수준이라면, 이렇게 해보세요.

이게 바로 AI와 정확하게 소통하는 힘이자, 두 번째 비밀입니다.

3. 어려운 문법, ‘얼굴 몰아주기’로 정복하기

정확한 기준(CEFR)을 손에 쥐었다면, 이제 아이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문법을 정복할 차례입니다. 그 비결은 의외로 간단한 놀이에 숨어 있습니다. 바로 ‘얼굴 몰아주기’입니다.

친구들과 단체 사진을 찍을 때 기억나시죠? 한 명을 돋보이게 하려고 나머지 친구들이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놀이요. 이 원리가 영어 교육의 핵심 비법입니다.

어려운 문법을 가르칠 때는요, 어휘나 문장 길이 등 다른 모든 요소를 대폭 쉽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게 바로 ‘문법 몰아주기’ 전략입니다. 어려운 관계대명사(B1 수준)를 정복하려면, 어휘 수준은 CEFR 기준 ‘두 칸 이상’ 낮은 A1~A2로 설정해야 합니다. 이게 철칙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과서는요? 문법이 어려워지는 시점에 단어도 같이 어려워지고 지문까지 길어집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포기하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관계대명사를 쉽게 배우는 법

중학생이 관계대명사를 배운다고 해봅시다. 관계대명사는 B1 수준이에요. 이렇게 명령하는 겁니다.

어떤가요? ‘who’, ‘that’, ‘which’ 같은 어려운 문법 개념이 들어갔지만, 단어 하나하나가 너무나 쉬워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심지어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법을 익힐 수 있죠.

좋아하는 주제로 고난도 문법 정복하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블랙핑크나 BTS를 좋아한다면요?

완벽한 가정법 과거완료 지문이죠? 내용도 사실에 기반하고요. 영어는 AI가 절대 틀리지 않는 분야니까 걱정 없어요.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야기를 읽으며 최고난도 문법을 스트레스 없이 배우게 됩니다.

학습 포인트 시각화하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학습 포인트를 더 명확하게 만들 수 있어요.

반대로: 어려운 단어를 쉬운 문법으로

반대로 어려운 단어를 공부할 때는 이렇게 합니다.

어려운 단어를 쉬운 문법으로 배우는 겁니다. 한 번에 하나씩만 어렵게!

이게 AI를 활용한 개인화 학습의 극치이자 세 번째 비밀입니다.

4. 영어 단어를 ‘힙합’으로 외우는 시대

AI를 이용한 맞춤형 텍스트 생성의 위력을 확인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AI의 진짜 잠재력은 글자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미지(Midjourney), 영상(Sora), 그리고 음악(Suno)까지 만들어내며, 지긋지긋한 단어 암기를 즐거운 놀이로 바꾸는 시대가 왔습니다.

Suno로 단어 암기곡 만들기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챗GPT에게 외워야 할 B1 수준의 단어 10여 개를 주고요, 이렇게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 가사를 복사해 작곡 AI인 ‘Suno’에 붙여넣습니다.

음악 스타일을 ‘Hip-hop, EDM, G-funk’ 등으로 지정하고 생성 버튼을 누르면? 단 30초 만에 세련된 힙합 노래가 완성됩니다.

저 역시 이 방법으로 일본어 단어를 외웁니다. 운동하거나 걸어 다닐 때 음악처럼 듣고 다니다 보면요, 어느새 단어들이 저절로 머릿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특히 책상에 앉아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직빵’입니다. 중고등학생 남학생들한테 효과 좋아요. 앉아서 외우는 걸 싫어하는 애들이 신나서 듣다 보면 저절로 외워지거든요.

나만의 학습지 자동 생성

음악만으로 부족하다면, 체계적인 학습지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건 제가 일본어 공부할 때 실제로 쓰는 방법입니다.

약점 집중 공격도 가능합니다.

NotebookLM으로 교재 변신시키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구글의 NotebookLM을 사용하면 더 놀라운 일이 가능합니다.

• PDF 업로드 → 팟캐스트 변환 (남녀 진행자가 토크쇼처럼!)
• 마인드맵 자동 생성
• 인포그래픽 제작
• 동영상 강의 제작
• PPT 자동 생성

이거 하나면 학원 안 보내도 돼요. 진짜로요.

고통스러운 암기를 즐거운 창작과 감상의 과정으로 바꾸는 것. 이게 네 번째 비밀입니다.

NotebookLM 활용 강의 보러가기 →

보너스: 음성 대화로 회화 완성하기

ChatGPT 음성 모드를 켜고 이렇게 말하세요.

계속 반복 요청할 수도 있어요.

에필로그: 학원은 정말 안 보내도 될까요?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 물어보세요. “학원 정말 안 보내도 돼요?”

제가 일본어 선생님한테 매번 들어요. “어떻게 이렇게 준비를 잘 하시나요?”

저는 이렇게 대답하죠. “나 원래 준비 잘한다.”

부모가 먼저 영어를 좋아하세요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말씀 드립니다.

AI가 발달할수록 인간의 역할이 사라질 거라고 걱정하지만요, 저는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봅니다. 인간의 역할은 ‘기획자(시작하는 자)’와 ‘최종 결정권자(끝내는 자)’로 명확해집니다. AI라는 강력한 조수를 잘 부리기 위해, 역설적으로 인간은 계속 공부하고 똑똑해져야 합니다.

집에서 EBS 영어 나오면 빨리 돌려버리는 집에서 영어 잘하는 애 안 나옵니다. 자녀에게만 강요하면서 본인은 멀리하면 절대 안 돼요.

부모가 먼저 위에 나온 방법들로 영어 공부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아이한테 보여주세요. “엄마도 AI로 영어 공부하니까 너무 재밌다!” 이렇게요.

오늘 바로 시작하세요

“다음 주에 하겠다”고 미루면 다 까먹습니다.

AI가 열어준 영어 학습의 신세계는 진짜입니다. 학원과 비싼 교재 없이도, 이제 누구든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오늘 당장, 당신의 자녀(혹은 당신 자신)를 위해 어떤 ‘유식한’ 질문을 AI에게 던져보시겠습니까?